이번 여름학습반은 미모의!! 언니인 이보람 선생님의 강의이다. 이번 강의는 신촌에 위치한 '노동자역사 한내'에서 했는데 협회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민간기록에 있어 정말 상징적인 곳이 몇몇 있는데 그 중 하나로 의미가 있는 장소인만큼 소개해주고 싶어 이렇게 강연을 열게 되었다고 하셨다. 한내는 간단히 말하면 노동자역사의 대중화와 노동자자기역사쓰기를 목표로 만들어진 단체이다. 역사가 기억과의 전쟁이듯이 어떤이는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세상의 역사는 대게 살아남은 자의 역사이고 정복자의 역사, 승장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데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의 역사를 기억하고 정리하는 곳 그런 곳이 한내인 것이다.

이보람 선생님의 경우 현재 한국외국어 대학교 대학원 기록관리학 박사 과정에 있고 뉴스타파에서 리서처로 일하고 계신다. 이보람 선생님의 강연을 들으면서 내내 생각이 들었던 것은 참 어렵지만 보람이 장난아니겠구나 라는 것이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개척하는 작업이라 더 그럴 것 같았다. 선생님도 가끔은 자신이 기록인인지 언론인인지 정체성에 혼란이 오는 경우가 정말 많다며 말씀하시기도 하셨다. '리서처'라는 직업은 리서치 업무(입수한 정보가 팩트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작업), 데이터 업무(도표만 딱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시각화 자료를 구현하는 작업. ex:지도 구현,등기부등본,각 기관 모니터링,판결문 열람,검색 등등), 기록정보를 이용한 탐사보도 업무(ex:상황 보고서,잠수사 로그북,정보공개청구,출입경기록,기입보고서,판결문,인명록,회의록,비밀해제 문서,인명록,연구용역보고서 등)가 주축이 되어 그 외에도 자료 수집과 가공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이보람 선생님께선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셨는데 그 중 몇가지를 글로 옮기자면, 탐사보도에 있어 정보공개청구의 경우 정말 중요하다고 하셨다. 뉴스타파에서 자주 사용하는 대한뉴스 자료와 같은 오래된 영상과 기사 등은 모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서 입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명록의 경우 대표적인 사례로 원피아라고도 불리는 원전 관련 업자들의 마피아 적인 행태를 조사할 때 중요 역할을 한다고 하셨다. 인명록을 통해 그들의 학연과 지연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용역보고서의 경우 4대강 사업처럼 어떤 큰 사업의 용역을 따낸 기관이 경쟁입찰을 통해서 된건지 공개입찰을 통해서 된건지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러가지 사실을 빠른 시간안에 정확하게 확인을 해야 하기 때문에 피말리게 일을 해야하고 언론이 아니라면 한 번 실수하면 혼나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언론의 경우 그 신뢰도에 바로 직격타를 맞기 때문에 정말 신중하고 정확하게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크다고 하셨다.

선생님은 처음 뉴스타파에 입사했을 때 주위 사람들이 뉴스타파에선 기록관리에도 신경을 쓰나보다. 신기하다.라는 반응을 많이 보였다고 하셨다. 재밌었던 것은 뉴스타파에서 기록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신경을 쓰려고 계속 노력했으나 너무나도 빠른 싸이클에 밀려 뒤로 밀리고 밀리다 보니 기록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는 것이다. 이 점을 반성하고 할 수 있도록 기록인으로서 기록관리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어필하고 잘 관리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말을 들으니 정말 이보람 선생님이 존경스러웠다. 사실 뜻대로 일이 잘 안풀리는 경우가 세상엔 다반사이기 때문에 선생님의 속상한 마음이 헤아려 지기도 했다. 그리고 선생님께선 요즘에 KBS나 MBC 처럼 공영방송에서도 리서처라는 직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어 곧 있으면 공채가 날 수 있다는 정보도 함께 공유해 주셨다.

선생님께선 기록관리를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자신의 역량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것을 권하셨다.

1.오픈마인드 "난 어딜 가나 할 일이 있다"라는 생각 : '기록'이 안 쓰이는 곳은 없으니까

2.서비스마인드 "나 이것만 하면 되 가 아니라 이것도 저것도 해드려야지" : 기록 자체 생산자가 될 수도 있지만 참고봉사처럼 제공하기도 해야하고 가공해서 평가하기도 하고 보존하기도 하고 등등 여러가지 해야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 늘어남

그리고 "기록학 외향의 확장"이라는 하나의 화두를 던져주시고 강의를 마치셨다.

이번 강연을 듣고나서 기록관리라고 하면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렇게 민간에서 그것도 언론에서 일할 수도 있구나 라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너무 내가 한 쪽 생각만 했나보다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고 자기 자리에 안주하기 보다는 이렇게 점차 자신의 영역을 자신이 확장해 나갈수 있다는 점도 느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있지만 사람이 자리를 만들수 있는 것도 말이 되지 않을까? 아무튼 좀 더 다양한 풀에서 내가 꿈꿔도 된다라는 것이 내게 큰 원동력이 되었다.


by 도룡뇽:D 2014. 7. 18. 1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