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푸르럿던 여름도 이제 다 지나가고 제법 날씨가 쌀쌀한 오늘은 9월의 마지막 날이다.
벌써 10월이라니.. 믿기지가 않는다. 시간은 무슨 가속페달을 밟는지.. 너무나 빨리 지나간다.
오늘은 신촌 Toz에서 다섯번째 경청이 열렸다. 다큐멘터리 감독님이 오신다고 그래서 참 신기하다 생각했는데
강의 내용도 너무 알차고 좋았다. 무엇보다도 내 룸메 혜민이라 가서 더 재밌었던 것 같다.
감독님께선 다큐멘터리 분야에서 거의 10년동안 활동해오면서 이러한 질문을 계속해오셨다고 했다. 그 질문들을 퓰리처 상을 받은 사진들을 보며 사진사들이 했던 생각들을 통해 던져주셨다.
-누구를 나는 왜 찍고 있나?
-난 저들을 찍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감독님께선 기록관리전문가나 다큐멘터리나 무언가 흔적을 남기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 흔적을 남기는 '과정'이 참 힘들다고 하셨다. 내가 과연 이 행동을 해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번뇌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그러한 가운데 자신이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이다.
영상은 기록에서 시작된다.
'Thrumph of the Will'이라는 영화는 기록영화의 초시이자 나치당을 홍보하는 영화이다.
반면 이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스페인의 대지'라는 영화는 민중을 위한 영화이다.
이 두 감독은 누구를 위한 영화인지에 따라 완전히 그 방향이 다른 기록물을 생산해냈다.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주관이 개입된 '괜찮은' 영상물을 만든 것 만으로 두 감독은 는 훌륭하다고 평할 수 있다.
이런 형태의 영화도 있다.
'밤과 안개'는 아우슈비츠의 현재 모습을 구석구석 카메라 앵글에 담고 나치의 과정을 그려내었다. 나치가 생기게 된 이유부터 그 결과 전범 재판과정까지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과거사를 통한 성찰을 이끌어낸다. 그리고선 프랑스라는 문명국가에게 그들이 일으킨 전쟁에 대해 직접적으로 의구심을 던진다. 정말 감독의 주관이 직접적으로 들어간다. 문정현 감독님은 영화건 다큐멘터리건 감독이 생각하는 일정한 메세지가 없으면 영화나 다큐멘터리의 존재이유가 없다고 하셨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어떤 입장에서 그 시대를 살아가는지 그 사람의 철학이 들어간 것이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다면 별 의미가 없다.또한 감독님께선 기록은 모이고 모여 그 기록들이 일정한 context(맥락)을 만들어낼 때 비로소 생명을 얻는다고 생각한다고 하셨다.
질의 응답 시간에는 여러가지 질문이 오고갔다.
재정적인 면은 어떻게 충당하시는지부터 가족이야기, 감독님의 다큐멘터리 스타일 등등 그 중 단연코 핵심이 된 것은 '윤리'와 관련된 문제이다. 지난번 한국기록전문가협회에선 윤리강령을 발표했다. 그만큼 전문가로서 윤리는 정말 중요하다. 역사에 대한의식을 가지고서 나만의 인문학적인 감성을 잘 녹여 기록물을 만드는 것. 그것은 나의 성찰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나서야 가능한 것이다라는 걸 배우게 되었다.
매번 큰 가름침을 받고 가는 기분좋은 강연 '경청'.
앞으로 계속해서 이어갔으면 좋겠고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한국기록전문가 협회분들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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