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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9.19 문화산업이란 무엇인가?_아도르노와 벤야민의 담론 중심으로
오늘날 우리는 대중문화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삶 속에서 대중문화가 어떤 의미와 역할을 가지고 있는지를 『벤야민&아도르노 대중문화의 기만 혹은 해방』이라는 책에서 나온 관점으로 풀어 설명하고자 한다. 벤야민과 아도르노 두 사상가는 1,2차 세계대전을 다겪은 1900년대 초반의 사상가들이다. 이 시기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라디오나 텔레비전과 같은 매체를 통해 대중문화가 싹트기 시작한 무렵이다. 배경은 비슷하지만 벤야민과 아도르노의 대중문화 산물에 대한 입장차는 완전히 다르다.
우선, 벤야민은 새로운 대증매체를 통해 등장한 예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벤야민의 배경을 우선 설명하자면, 그는 1982년 베를린의 유대인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풍요롭게 자랐다. 유대인의 기질이라고 생각되는 장사꾼 근성을 경멸하고 수치스럽게 여겼다. 벤야민은 실제 생활의 무능력함, 머뭇거림, 병약함으로 둘러싸여 책 속에 쌓여 있는 것을 좋아했다.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거부와 경멸을 문화적 반항을 통해 표시하기도 했고 모든 사람들이 당연시 여기는 일반적 해석에 저항하고자 했다. ; 유대인, 일반적인 것보다는 특이한 걸 좋아함, 자본주의 거부
-벤야민은 아도르노보다 먼저 나타난 사상가이다.
-벤야민 사상의 특징은 신학적 요소와 유물론적 요소가 교차되어 발견된다는 것이다. 벤야민의 마지막 저자인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에 나오는 '장기 기계'를 예로들어 설명할 수 있다. 장기 기계는 인형이 앉아서 누구와 장기를 두던 언제나 승리하는 기계인데 실제로는 장기의 명수인 난쟁이가 탁자 안에 숨어서 인형을 조종하는 것이다. 이처럼 사적 유물론(장기 기계의 인형)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신학(인형을 조종하는 난쟁이)의 도움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메시아의 실현에 대한 생각으로까지 연결된다. 벤야민은 현세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메시아의 직접적인 실현은 아니지만 지상에서 메시아를 실현시킬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벤야민의 배경과 사상의 특징을 통해 문화산업 담론과 연결시켜보면 다음과 같다. 벤야민은 기술복제 시대에 새로운 예술의 등장으로 전통적인 예술의 아우라가 상실되었다고 보았다. (ex: '모나리자'가 루브르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으면 다른 복제품에서 느낄 수 없는 아우라를 느낄 수 있지만 기술이 발달해서 요즘은 공책,필통,엽서 등 많은 곳에서 모나리자를 볼 수 있어 실제 모나리자를 보더라도 별 감흥이 없을 수 있다.) 이런 아우라의 상실을 벤야민은 어떤 경우엔 예술의 정치적 기능 전환을 위한 긍정적인 지점으로 보았고, 어떤 경우엔 진정한 미적 체험의 가능성이 붕괴되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지점으로 보았다. // '아우라'는 대상의 객관적인 속성이 아니라 누군가의 주관적인 경험에 기인한 것이다. 따라서 요즘들어 과거에 비해 덜하다는 것이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경험하고는 있음. ; 기술복제 시대, 아우라의 붕괴
복제기술의 발달은 대중들이 예술작품을 싸게 즐길 수 있게 하였고 대중문화를 낳았다. 아우라를 잃어버린 예술작품은 더 이상 제의적 숭배가치에 중점을 둘 수 없게 되었고 전시 가치의 대상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이는 긍정적인 효과도 가져오는 데 예를 들면 사진을 들 수 있다. (ex: 20C 초반 파리의 거리에서 일어난 범죄 현장을 기록하듯 찍어낸 아제의 사진들, 평상시엔 '그렇구나'하고 넘어갈 것들을 '사진'이라는 매개를 통해 전시해서 보여주면 수용자는 굉장히 낯설게 그 사진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 종교적 가치에서 전시가치로
예술작품이 아우라가 상실되고 전시 가치의 대상으로 여겨지면서 대중이 예술 작품을 수용하는 방식또한 변화하였다. 이전에는 종교적 가치를 지닌 대상이나 개개인의 예술작품을 심오하게 이해하기 위해 예술작품을 몰입,침잠하는 수용 방식을 택했지만, 오늘날 예술은 그저 보고 듣고 즐기기 위한 감각적인 대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정신을 집중하기 보다는 분산시키는 방식이 사용된다. ; 관조적 침잠에서 정신 분산적 유희로
또한, 아도르노는 수용자를 능동적으로 보았다. ; 능동적 수용자
아도르노는 벤야민의 대중문화 분석을 비판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문화산업'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고안했다. 이는 오늘날 문화가 철저하게 이윤을 추구하는 'Business'가 되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의 일종이 되었기 때문에 그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 또한 '수익'이 되었다고 보았다. 그리고 문화산업의 조종에 의해서 문화의 수요가 만들어졌다고 보았다. (ex: 대부분의 인기 영화는 거대 배급사인 CGV에서 상영이 된 영화들이다. 소규모의 독립영화나 예술 영화는 거의 알려지지 않는다.) 이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즉 하향식 권력구조로 보았다. ; 하향식 권력구조의 산물인 문화산업, 대중 기만으로서의 계몽
-문화산업의 산물이 나타내는 특징을 '표준화'와 '사이비 개성화'로 설명하였다. 인기가요나 인기 드라마 등등 유행하는 것들이 내용이 변하는 것 같지만 실제론 거의 비슷한 구조로 돌아가는 걸 '표준화'라고 하고 그래도 조금씩 변화를 주어 특별한 것처럼 혼돈을 주는 게 '사이비 개성화'라고 볼 수 있다. 이는 '플러깅' 대중을 상대로 한 반복학습을 통해 이루어지고 그 대표적인 예로 막장 드라마를 들 수 있다. ; 표준화와 사이비 개성화로 이루어진 문화산업을 플러깅 방식을 통해
-이러한 문화산업 산물은 수용자로 하여금 기계적이고 수동적인 반응을 보이게끔 유도한다.(=탈집중화된 지각) 아도르노는 그 결과 사고하는 습관이 없어지면서 정신적인 불구가 되어 나아가 체제를 인식할 수 있는 힘과 그것에 저항할 수 있는 힘조차 잃어버린다고 보았다. ; 수동적인 수용자, 사고의 마비
-이러한 대중문화는 그 당대의 지배계급 입맞에 맞게 형성되고 이는 지배의 도구가 된다.
이러한 담론을 기록학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다. 벤야민과 아도르노의 사상을 둘다 종이기록에서 전자기록으로 넘어온 현재의 기록학 상황에 대입시켜 볼 수 있다. 벤야민의 경우 이전의 종이기록에서 중요시 여기던 개념인 원본성이 전자기록에서는 성립되지 않고 진본이라는 개념으로 중요성이 바뀌었다. 그리고 사본 생산이 용이해지면서 아우라를 상실해버린 종이기록들이 전시 가치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은 기록학에서도 보존보다는 활용의 가치가 더욱 커진 상황과 맞닿는다. 아도르노의 경우 전자기록관리로 넘어오면서 정부의 주도 아래 기록물 관리법과 전자기록환경이 구축되고 있다. 각 기관의 특성에 맞추어 개발하기 보다는 일관된 기록관 체계를 유지하고 전자기록시스템을 보급하여 사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하향식 권력구조 형태를 보인다.
아도르노와 벤야민의 담론을 더 깊이 이해해보면, 우선 아도르노는 호르크하이머라는 학자와 생각을 같이 했다. 이들은 당시 라디오와 영화가 유통되면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 지 보았다. 문화를 상품으로 다루면 얼마나 위험할지에 대한 경계를 했는데 이는 「계몽주의 변증법」에서 잘 나타난다. 이들이 말하는 '계몽'은 자본가가 문화산업을 이용하여 권력을 지탱하는 걸 의미한다. 기술은 문화를 민주화했지만 사실 그것은 새로운 형태의 억압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계몽은 이데올로기의 퇴보를 가져온다고 보았다. 대표적인 예로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라디오 연설'을 들 수 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을 적극 이용한 인물로 사람들은 그 연설을 '난롯가에서 나누는 정다운 이야기(Fireside Chat)'이라고 불렀다. 그의 라디오 연설은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전하는 격식 차린 담화문이 아니었고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가르치는 훈시도 아니었다. 루즈벨트는 '좋은 밤입니다. 친구들(Good evening friends)'란 인삿말로 첫 연설을 시작했다. 라디오 연설을 통해 뉴딜정책과 같은 정책을 소개하기도 하고 호소도 하며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을 지켰고 그는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4선에 성공한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이러한 루즈벨트의 경우를 살펴보면 권력자가 라디오라는 매개를 적극 이용한 긍정적인 사례지만 반대로 악용한다면 그야 말로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가 경계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하지만 벤야민의 담론에서 보면 1960년 68사건에 고전적인 비판이론을 생각해볼 수 있다. 68사건은 68세대가 TV나 라디오와 같은 매체에 상당히 익숙한 세대인데도 불구하고 불,미,독 등 전세계적으로 중산계층 사회에 대해 반항을 일으킨 사건을 말한다. 이를 보면, '매체를 통한 문화산업은 권력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져 사람들을 바보로 만드는데 사람들이 반항을 하다니?! 매체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지는 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을 기록관리와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기록관리'의 Mainstream은 '공공기록물관리'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표준화,전자기록물 관리,전시 등등 많은 기록관리의 곁가지들의 뿌리가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기록물관리'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아도르노의 담론)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요즘들어 새롭게 떠오르는 개념이 있는데 바로 '기록 다중우주'이다. 공공기록물 관리 영역만이 권위가 있고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고 민간이든 공공분야이든 맥락에 중심을 두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개념이다. 이는 (벤야민의 담론)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만약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시기 동안 '박정희 前대통령'의 전시가 열린다 가정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아도르노는 '어차피 전시를 하는 의도는 권력자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것이다. contents는 달라져도 목적과 틀을 같아'라고 말할 수 있지만 벤야민은 '그런 전시를 통해서도 이런 식으로 전시를 하면 이런 의도를 전달할 수 있구나라는 걸 배울 수 있고, 뿐만 아니라 현재 권력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등도 역으로 알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다.
**참고자료
-아도르노,호르크하이머, 「문화 산업: 대중 기만으로서의 계몽」, 「계몽의 변증법」, 문학과지성사, 2001, pp.183-251.
-신혜경, 「대중 기만으로서의 계몽」『벤야민&아도르노 대중문화의 기만 혹은 해방』, 김영사, 2009, pp.95-128.
-신혜경, 「기술 복제 시대의 예술을 논하다」 『벤야민&아도르노 대중문화의 기만 혹은 해방』, 김영사, 2009, pp.16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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