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2015)

The Throne 
7.7
감독
이준익
출연
송강호, 유아인, 문근영, 전혜진, 김해숙
정보
시대극 | 한국 | 125 분 | 2015-09-16

 

 영조와 사도세자 그리고 정조. 이 3대의 스토리는 드라마나 영화,소설의 소재로 정말 많이 쓰였다. 누구보다도 아꼈던 자식을 죽여야 했던 영조의 모습과 아버지의 애정을 갈망하던 사도세자의 이야기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이 절로 나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픽션이 아니라 사실이라는 게 더 놀라울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영화 '사도'가 더 좋았던 것은 사료분석을 굉장히 열심히 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록과 같은 사료나 하다못해 사초까지 다 찾아 보지 않고서는 인물들의 감정선과 그 당시의 상황을 절묘하게 잘 설명했는 지 감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사적 배경으로 봤을 때도 거의 허구의 요소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도를 보면서 영조의 입장과 사도세자의 입장 그리고 정조의 입장에서 사도세작의 죽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단순히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가 아닌 것이다. 아! 영화를 보면서 느낀건데 이 영화는 기본적인 역사적 바탕이 없으면 공감하기 힘든부분이 꽤 많은 것 같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조선 후기 숙종,경종,영조,사도세자,정조의 계보를 따라 역사공부를 좀 하고오면 좀 더 영화를 재밌게 볼 수 있다고 자신한다. 영조는 한평생동안 자신의 왕위 정통성에 대한 약점을 지고 온 인물이다. 끊임없는 공격을 받으며 왕위를 지켜왔고, 자신의 자식만큼은 자신과 같은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오랫동안 아들이 없었고 그러다 영조는 마흔이 다되어 아들 사도세자를 얻었다. 영조는 너무 기뻐 아들을 위한 책을 쓸정도로 애정이 깊었고 그만큼 기대치도 컸다. 하지만 사도세자는 공부보다는 무예와 그림에 소질이 있었고 영조의 바램과는 달리 나가기 시작했고 영조와의 마찰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영조는 항상 사도세자를 다그치기만 하고 사도세자는 엄하기만 한 영조가 두려우면서도 영조의 기대치에 대한 불만을 항상 갖게되었다. 영조의 입장에선 사도에 대한 실망이 거듭될 수록 사도를 비꼬기 시작했고 급기야 사도를 자신의 왕위를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거듭된 영조의 마음에도 없는 왕위 계승 언급과 이를 말리기 위해 석고대죄를 해야했던 사도는 영조의 심술에 점점 지쳐갔고 영조의 그늘아래서 속에 울화만 가득 쌓였을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이 영화에선 정말 잘 그려내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아들 정조. 그들을 둘러싼 신하들의 반응까지. 과연 과거에 왕이란 무엇이고 신하란 무엇인지 관객에게 question mark를 던져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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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해전 (2015)

Northern Limit Line 
6.5
감독
김학순
출연
김무열, 진구, 이현우, 이완, 김지훈
정보
드라마 | 한국 | 130 분 | 2015-06-24

 

 2002년.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던 그 때는 사람들이 한창 월드컵에 흥분하고 정신을 못차리던 때이다. 이 영화를 보기 전만해도 2002년하면 월드컵만 생각이났었다. '연평해전'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은 몇이나 됐을까. 연평해전 보면서 정말 많이 울었다. 내가 지금 이렇게 안전하게 살고 있는게 그냥 이루어지는게 아니였구나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남자친구가 군인장교인지라 남이야기 같지가 않았다. 어제도 북한군 10명이 휴전선을 넘어 왔다고 한다,, 분단국가라는 현실이 피부로 와닿고 지금 이시간에도 열심히 나라를 지키고 있을 내 친구들,동생들,오빠들 모두에게 감사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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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 (2007)

5 Centimeters per Second 
8
감독
신카이 마코토
출연
미즈하시 켄지, 콘도 요시미, 하나무라 사토미, 오노우에 아야카
정보
애니메이션, 로맨스/멜로, 드라마 | 일본 | 63 분 | 2007-06-21

 

원래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자체가 빛과 색을 잘 활용하는 감독이라 애니메이션 자체의 영상미가 뛰어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을 너무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이 영화도 굉장히 재밌게 봤다. 다만, 연애관이 좀..달라서 속 답답했던 것 말고는 ㅋㅋㅋ 괜찮았던 것 같다. 신기하게도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는 철도를 모티브로 한 장면이 참 많다. 이 초속 5cm 애니메이션은 전통적인 일본의 분위기를 뙇! 담아낸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일본을 상징하는 벚꽃,철도,석유난로,모노노아와레의 정서 등이 드러나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신기하게도 3개의 단편을 옴니버스식으로 구성했는데 그 구성을 통해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좀 더 뚜렷하게 전달이 된다. 1화에선 서로 사랑하는 커플이 약속을 정해서 만나고자 하나 서로의 상황과 시간이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내용 2화에선 서로의 감정 속도가 맞지않아 어긋나는 내용 등등이 담겨져 있는데 이렇게 우리는 각자가 살아가는 존재의 거리와 마음의 속도가 맞지 않아 헤어지고 이별을 하는 것이라고, 만약 각자의 존재의 거리와 마음의 속도가 맞는다면 사랑이 이루어질거라고 작가는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생각해보면 사랑은 어느 한 쪽이 많이 사랑한다고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각자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도 이루어지기 힘든 것 같아 어느정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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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 (2012)

Love 
7.7
감독
미카엘 하네케
출연
장-루이 트린티냥, 엠마누엘 리바, 이자벨 위페르, 알렉상드르 타로, 윌리엄 쉬멜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 | 127 분 | 2012-12-19

요근래 봤던 영화 중에 제일 좋았던 영화였다. '죽음'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임은 틀림없고 노년의 사랑을 이렇게 그릴 수 있겠구나 싶었다. 전에 봤던 이터널 션샤인에 이어 기억-사랑 을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영화였다. 또한 치매가 전혀 나한테 오지 않을 병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없기에 미래의 나도 이런 상황이 올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더 마음이 갔던 영화였다. 젊었을 때의 화려했던 모습과는 달리 초라하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상황은 누구에게다 닥친다. 사람들이 하는 말처럼 죽을 땐 아무것도 없이 간다,인생의 덧없음 등이 왜 나오는 말인지 이해가 갔다. 나중에 나는 이런 말을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 성숙해져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께 이런 일이 닥쳤을 때 나는 딸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곰곰히 생각해보게되었다.

 

 

 

 

 

 

by 도룡뇽:D 2015. 7. 5. 11:09

 

 


이터널 선샤인 (2015)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8.8
감독
미셸 공드리
출연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커스틴 던스트, 마크 러팔로, 일라이저 우드
정보
로맨스/멜로, SF, 코미디 | 미국 | 108 분 | 2015-11-05

 

내 연인이 나와의 기억을 포맷했다면?  그 때의 감정은 어떨까. 이터널 션샤인은 서로의 기억을 포맷한 남녀의 로맨스를 담은 영화이다. 사랑을 하다보면 나의 가장 사랑스러운 모습도 보이지만 반면 나의 가장 추한 모습까지 상대방에게 보이기 마련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추한모습을 보이기 싫어 차라리 그런 기억은 지워지는 것이 낫다라는 생각을 하곤한다. 하지만 그런 모습 하나하나가 나의 모습이고, 그런 기억을 공유하는 것 조차 연인관계에 있어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이 영화를 보다보면 과연 기억을 지우는 것이 행복해지는 방법인 것인지. 기억이 없으면 그 존재자체도 없어지는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서로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서로의 모습을 닮아가고 그런것이 진정한 연애의 묘미가 아닐까.

 

by 도룡뇽:D 2015. 7. 5. 10:43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2003)

Spring, Summer, Fall, Winter... and Spring 
9.2
감독
김기덕
출연
오영수, 김기덕, 김영민, 서재경, 김종호
정보
드라마 | 한국 | 106 분 | 2003-09-19

 졸업사진을 찍고난 후 봐서 그런가 너무 피곤한 상태여서 '여름'part에서 졸았다 ㅠㅠ 그래도 김기덕 감독의 짙은 색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대사는 많지 않고 전체적으로 호흡이 길다. 줄거리를 간단히 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만물이 생성하는 봄. 숲에서 잡은 개구리와 뱀,물고기에게 돌을 매달아 괴롭히는 짓궃은 장난에 빠져 천진한 웃음을 터트리는 아이. 그 모습을 지켜보던 노승은 잠든 아이의 등에 돌을 묶어둔다. 잠에서 깬 아이가 울먹이며 힘들다고 하소연하자, 노승은 잘못을 되돌려 놓지 못하면 평생의 업이 될 것이라 이른다. 여름. 아이가 자라 17세 소년이 되었을 때, 산사에 동갑내기 소녀가 요양하러 들어온다. 소년의 마음에 소녀를 향한 뜨거운 사랑이 차오르고, 노승도 그들의 사랑을 감지한다. 소녀가 떠난 후 더욱 깊어가는 사랑의 집착을 떨치지 못한 소년은 산사를 떠나고... 가을. 절을 떠난 후 십여 년 만에 배신한 아내를 죽인 살인범이 되어 산사로 도피해 들어온 남자. 단풍만큼이나 붉게 타오르는 분노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불상 앞에서 자살을 시도하자 그를 모질게 매질하는 노승. 남자는 노승이 바닥에 써준 반야심경을 새기며 마음을 다스리고.. 남자를 떠나 보낸 고요한 산사에서 노승은 다비식을 치른다. 겨울. 중년의 나이로 폐허가 된 산사로 돌아온  남자. 노승의 사리를 수습해 얼음불상을 만들고, 겨울 산사에 서 심신을 수련하며 내면의 평화를 구하는 나날을 보낸다. 절을 찾아온 이름 모를 여인이 어린 아이만을 남겨둔 채 떠나고.. 봄. 노인이 된 남자는 어느새 자라난 동자승과 함께 산사의 평화로운 봄날을 보내고 있다. 동자승은 그 봄의 아이처럼 개구리와 뱀의 입 속에 돌멩이를 집어넣는 장난을 치며 해맑은 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뭐랄까..굉장히 어렵다. 불교에서의 업보와 원죄의 개념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욕망을 멀리하고 심신의 수련을 강조하는..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영화 속 장면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 이쁘게 산수의 풍경이 잘 담아져 있어서 좋았다. "이 세상은 괴로움의 세계이며(苦),괴로움의 원인은 집착에 있고, 집착은 사라질 수 있으며, 그것을 이룩하는 방법이 도(道)다." 사성제이다. 이게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닐까..

 

세속과의 연결통로인 눈,코,입,귀를 닫는(閉) 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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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2015)

The Avengers: Age of Ultron 
6.2
감독
조스 웨던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
정보
액션, 어드벤처, SF | 미국 | 141 분 | 2015-04-23

 

중간고사가 끝나고 우리 날프11기와 함께 어벤져스를 보러 종로 피카디리에 갔다.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어찌나 좋던지*^^* 너무너무 반가웠다. 너무 짧은 시간 봐서 아쉬웠지만!! 다음엔 방잡고 놀아야겠다!! ㅎㅎ 인원이 11명이나 되는터에 J열을 점령했다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 경험 정말 오랜만이었다 ㅋㅋㅋㅋ

 

어벤져스는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지능 울트론에 의해서 인류 멸종될 뻔하는 이야기를 줄거리로 화려한 장면들 하나하나가 어찌나 멋있던지♥.♥ 특히 캡틴아메리카 역맡은 크리스 에반스 너무너무 멋있었다 헿.중간중간 나오는 우리나라 배경 때문에 관객들 웃음소리도 들리고 ㅋㅋㅋ 너무 재밌었다. 우리나라가 배경으로 나올땐 영화내용에 집중이 잘 안됐다. ㅋㅋㅋ MBC건물,강남 CGV옆 골목,새빛둥둥섬 등등 ㅋㅋㅋ우리나라 배우인 수현이라는 분도 신기하고 익숙한 거리가 배경으로 나오니까 뭔가 웃겼다. ㅋㅋㅋ어벤져스는 중간중간 유머가 적절히 녹아져있어서 너무 재밌었다. 무겁지 않고 가볍게 지인들과 영화를 본다면 강!!추!! 어벤져스 지잉~~~!

 

 

 

by 도룡뇽:D 2015. 4. 26. 10:50

 

 


원스 (2007)

Once 
9
감독
존 카니
출연
글렌 한사드, 마르케타 이글로바, 휴 월시, 제라드 헨드릭, 앨리이스테어 폴리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아일랜드 | 86 분 | 2007-09-20

노래 'Falling slowly'로 유명한 영화 원스는 초저가 단편영화다. 하지만 음악이 이 영화를 이끄는 힘은 실로 대단해서 그 어느 영화보다 인상깊다.

 

실제로 영화 속 주인공들은 직업배우가 아닌 노래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노래는 더욱 더 잘 들렸고, 없으면 없는 대로 보여주는 이 영화의 감성이 참 인상깊었다. 이후 존 카니 감독은 차기작으로 비긴 어게인을 발표했고 이 영화 또한 비슷한 컨트리 감성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자본이 묻어났다라고 할까.. 원스와 비긴어게인을 놓고 보면 감성을 더 울리는 건 개인적으로 원스인 것 같다. 

 

원스를 보다보면 절제가 참 잘 되어있다..라는 게 느껴진다. 특히 여주인공이 길을 걸으면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비록 대사를 하지 않더라도 그 감성이 다 느껴질 정도로 표현력이 대단했다.

 

백 마디 말보다 행동이 낫다라는 말이 있듯.. 어떤 때는 노래가 내 마음을 다 담아내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를 이 영화에선 잘 보여주는 것 같았다.

by 도룡뇽:D 2015. 4. 14. 19:14

 


비포 선라이즈 (1996)

Before Sunrise 
8.6
감독
리차드 링클레이터
출연
에단 호크, 줄리 델피, 안드리아 에커트, 어니 만골드, 하노 푀스츨
정보
로맨스/멜로 | 오스트리아, 스위스, 미국 | 100 분 | 1996-03-16

 

 

 

=Before Sunrise=

 

흔히 비포시리즈라고 하는 이 영화만큼 '사랑'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고찰한 영화가 있을까. 영화같은 로맨스를 설정적으로 담아내지 않았지만 그래도 돌이켜보면 너무 예쁜 장면 하나하나 마음에 깊이있게 녹아들었다.

 

마드리드로 유학 온 여자친구를 만나려고 유럽에 왔다가 오히려 실연의 상처만 안고 미국으로 돌아가려던 철부지 소년같은 제시와 지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한 프랑스 소년 제시는 서로 상반된 분위기를 풍기지만 하룻밤의 동행에서 서로가 가지고 잇는 사랑과 실연의 아픔,결혼과 인생의 의미, 죽음 등에 대해 진지한 얘기를 나누며, 젊은이 다운 열정과 순수함으로 풋풋한 사랑에 빠지는데 너무 달달하고 있는 그대로의 사랑이 묻어져 나오는 것 같아 영화를 보는 내내 행복했다.

 

사실 비포 선라이즈는 이번까지 합해서 세번이나 봤다. 잊을만하면 다시 생각나는 장면 하나하나가 주마등처럼 휙-지나가면 어찌나 생각나던지..참 매력있는 영화다.

 

특히 셀린느와 제시가 레코드 상점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서로의 눈치를 살피면서 쑥스러워하던 장면이랑 레스토랑에서 친구에게 전화거는 놀이를 하면서 진실을 고백하는 장면이 제시와 셀린느의 나이대에 할 수 있는 풋풋함이 너무나도 잘 느껴져 좋았다.

 

이 영화는 대사 하나하나가 참 좋다. 적어봐야지..ㅎㅎ

 

-"누군가에게 차였을 때 제일 못 견디는 게 뭔지 알아? 내가 찬 여자들을 생각 안 하듯, 날 찬 여자도 날 생각 안 할 거라는 걸 깨닫는 순간이야. 날 찬 여자도 슬퍼할 거라고 생각하고 싶지. 하지만 현실은 안 그래. '아,차고 나니 속 시원하네'이런다고."

-"우리 시간의 주인이 된 것 같아. 우리들만의 우주 같아. 난 네 꿈속에, 넌 내 꿈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야."

-"이 세상에 신(神)이 있다면 그 신은 너와 나나,우리 안에 존재하느 것이 아니라 우리 사이에 존재한다고 믿어. 신비한 마술이 있다면 그건 상대를 이해하고 함께 나누려는 시도 안에 존재할 거샹. 그 시도가 성공하는 일이 거의 없지만.. 대답은 그 시도 안에 존재할 거야."

-"왜 사람들은 관계가 영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난 사랑이라는 것을 혼자가 되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탈출구라 생각해. 사랑이 이타적이라는 말은 엉터리야. 사랑만큼 이기적인 것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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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2013)

Nobody’s daughter Haewon 
7
감독
홍상수
출연
정은채, 이선균, 김자옥, 기주봉, 김의성
정보
드라마 | 한국 | 90 분 | 2013-02-28

 

정말 '홍상수'감독만 그릴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 영화다. 일상의 모습 그대로를 그리기로 유명한 홍상수 감독. 콘디나 대사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아닌 촬영장소에서 즉석으로 짜고 수정도 배우들을 보면서 한다는 홍상수 감독만의 스타일이 물씬 느껴지는 영화다.

 

여태껏 내가 봐왔던 영화중에 제일 담백하면서도 덤덤한 그런 영화. 제아무리 영화가 덤덤해도 클라이막스가 있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계~속 덤덤.그 자체이다. 웃긴 건 소재이다. 유부남과의 연애. 불륜. 이 영화가 청소년 관람 불가인 듯이 소재 자체는 얼마든지 관객을 확 휘어잡을 수 있는 소재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청소년 관람 불가인 이유는 이 영화가 야하거나 그래서가 아닌 그냥 어짜피 청소년들이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이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늘 여자들의 환심을 사로잡기 위해 하는 말.'너 너무 예뻐,예쁘다,정말이야''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등등. 배우 이선균은 어쩜 그렇게 찌질한 남자주인공의 캐릭터를 잘 살려내는지. 영화 속 스크린에 들어가서 볼을 확 꼬집어버리고 싶을만큼 현실적이었다. 엄마도 떠나고 연인도 떠나고 외로움 속에서 계속해서 잠에 들고 꿈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을 꿈꾸는 은채. 한편으로는 참 안쓰러웠다.

 

개인적으로 홍상수 감독의 작품은 손이 잘 안간다. 재미없기 때문이 아닐까. 나도 역시 자극적인 상업영화에 길들여져서 인가보다. 하지만 한 번 보고나면 왜 이 감독이 계속해서 조명을 받는지 알것도 같다. 우리의 모습과 너무 닮은 모습을 잘 닮아내니까. 그리고 내가 보기엔 참 한국적인 모습을 이쁘게 잘 담아내는 것 같은데 그 모습 하나하나가 은근히 중독성을 가지니까. 하지만 이 감독이 '술'이라는 걸 너무 신봉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ㅎㅎ 개인 차이니 이건 그냥 내 생각일 뿐이다.

 

어쨌든 영화를 통해 현실에서 벗어나고프다 하는 사람은 절대 이 영화를 보면 안된다. 우리 일상을 더 찌질하게 표현하곤 하니까. 하지만 나와 같은 혹은 나보다 더한 인간도 있구나라는 걸 보고싶다면 이 영화아니여도 다른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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