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2003)

Spring, Summer, Fall, Winter... and Spring 
9.2
감독
김기덕
출연
오영수, 김기덕, 김영민, 서재경, 김종호
정보
드라마 | 한국 | 106 분 | 2003-09-19

 졸업사진을 찍고난 후 봐서 그런가 너무 피곤한 상태여서 '여름'part에서 졸았다 ㅠㅠ 그래도 김기덕 감독의 짙은 색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대사는 많지 않고 전체적으로 호흡이 길다. 줄거리를 간단히 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만물이 생성하는 봄. 숲에서 잡은 개구리와 뱀,물고기에게 돌을 매달아 괴롭히는 짓궃은 장난에 빠져 천진한 웃음을 터트리는 아이. 그 모습을 지켜보던 노승은 잠든 아이의 등에 돌을 묶어둔다. 잠에서 깬 아이가 울먹이며 힘들다고 하소연하자, 노승은 잘못을 되돌려 놓지 못하면 평생의 업이 될 것이라 이른다. 여름. 아이가 자라 17세 소년이 되었을 때, 산사에 동갑내기 소녀가 요양하러 들어온다. 소년의 마음에 소녀를 향한 뜨거운 사랑이 차오르고, 노승도 그들의 사랑을 감지한다. 소녀가 떠난 후 더욱 깊어가는 사랑의 집착을 떨치지 못한 소년은 산사를 떠나고... 가을. 절을 떠난 후 십여 년 만에 배신한 아내를 죽인 살인범이 되어 산사로 도피해 들어온 남자. 단풍만큼이나 붉게 타오르는 분노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불상 앞에서 자살을 시도하자 그를 모질게 매질하는 노승. 남자는 노승이 바닥에 써준 반야심경을 새기며 마음을 다스리고.. 남자를 떠나 보낸 고요한 산사에서 노승은 다비식을 치른다. 겨울. 중년의 나이로 폐허가 된 산사로 돌아온  남자. 노승의 사리를 수습해 얼음불상을 만들고, 겨울 산사에 서 심신을 수련하며 내면의 평화를 구하는 나날을 보낸다. 절을 찾아온 이름 모를 여인이 어린 아이만을 남겨둔 채 떠나고.. 봄. 노인이 된 남자는 어느새 자라난 동자승과 함께 산사의 평화로운 봄날을 보내고 있다. 동자승은 그 봄의 아이처럼 개구리와 뱀의 입 속에 돌멩이를 집어넣는 장난을 치며 해맑은 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뭐랄까..굉장히 어렵다. 불교에서의 업보와 원죄의 개념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욕망을 멀리하고 심신의 수련을 강조하는..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영화 속 장면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 이쁘게 산수의 풍경이 잘 담아져 있어서 좋았다. "이 세상은 괴로움의 세계이며(苦),괴로움의 원인은 집착에 있고, 집착은 사라질 수 있으며, 그것을 이룩하는 방법이 도(道)다." 사성제이다. 이게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닐까..

 

세속과의 연결통로인 눈,코,입,귀를 닫는(閉) 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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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2015)

The Avengers: Age of Ultron 
6.2
감독
조스 웨던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
정보
액션, 어드벤처, SF | 미국 | 141 분 | 2015-04-23

 

중간고사가 끝나고 우리 날프11기와 함께 어벤져스를 보러 종로 피카디리에 갔다.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어찌나 좋던지*^^* 너무너무 반가웠다. 너무 짧은 시간 봐서 아쉬웠지만!! 다음엔 방잡고 놀아야겠다!! ㅎㅎ 인원이 11명이나 되는터에 J열을 점령했다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 경험 정말 오랜만이었다 ㅋㅋㅋㅋ

 

어벤져스는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지능 울트론에 의해서 인류 멸종될 뻔하는 이야기를 줄거리로 화려한 장면들 하나하나가 어찌나 멋있던지♥.♥ 특히 캡틴아메리카 역맡은 크리스 에반스 너무너무 멋있었다 헿.중간중간 나오는 우리나라 배경 때문에 관객들 웃음소리도 들리고 ㅋㅋㅋ 너무 재밌었다. 우리나라가 배경으로 나올땐 영화내용에 집중이 잘 안됐다. ㅋㅋㅋ MBC건물,강남 CGV옆 골목,새빛둥둥섬 등등 ㅋㅋㅋ우리나라 배우인 수현이라는 분도 신기하고 익숙한 거리가 배경으로 나오니까 뭔가 웃겼다. ㅋㅋㅋ어벤져스는 중간중간 유머가 적절히 녹아져있어서 너무 재밌었다. 무겁지 않고 가볍게 지인들과 영화를 본다면 강!!추!! 어벤져스 지잉~~~!

 

 

 

by 도룡뇽:D 2015. 4. 26. 10:50

 

 


원스 (2007)

Once 
9
감독
존 카니
출연
글렌 한사드, 마르케타 이글로바, 휴 월시, 제라드 헨드릭, 앨리이스테어 폴리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아일랜드 | 86 분 | 2007-09-20

노래 'Falling slowly'로 유명한 영화 원스는 초저가 단편영화다. 하지만 음악이 이 영화를 이끄는 힘은 실로 대단해서 그 어느 영화보다 인상깊다.

 

실제로 영화 속 주인공들은 직업배우가 아닌 노래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노래는 더욱 더 잘 들렸고, 없으면 없는 대로 보여주는 이 영화의 감성이 참 인상깊었다. 이후 존 카니 감독은 차기작으로 비긴 어게인을 발표했고 이 영화 또한 비슷한 컨트리 감성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자본이 묻어났다라고 할까.. 원스와 비긴어게인을 놓고 보면 감성을 더 울리는 건 개인적으로 원스인 것 같다. 

 

원스를 보다보면 절제가 참 잘 되어있다..라는 게 느껴진다. 특히 여주인공이 길을 걸으면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비록 대사를 하지 않더라도 그 감성이 다 느껴질 정도로 표현력이 대단했다.

 

백 마디 말보다 행동이 낫다라는 말이 있듯.. 어떤 때는 노래가 내 마음을 다 담아내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를 이 영화에선 잘 보여주는 것 같았다.

by 도룡뇽:D 2015. 4. 14. 19:14

 


비포 선라이즈 (1996)

Before Sunrise 
8.6
감독
리차드 링클레이터
출연
에단 호크, 줄리 델피, 안드리아 에커트, 어니 만골드, 하노 푀스츨
정보
로맨스/멜로 | 오스트리아, 스위스, 미국 | 100 분 | 1996-03-16

 

 

 

=Before Sunrise=

 

흔히 비포시리즈라고 하는 이 영화만큼 '사랑'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고찰한 영화가 있을까. 영화같은 로맨스를 설정적으로 담아내지 않았지만 그래도 돌이켜보면 너무 예쁜 장면 하나하나 마음에 깊이있게 녹아들었다.

 

마드리드로 유학 온 여자친구를 만나려고 유럽에 왔다가 오히려 실연의 상처만 안고 미국으로 돌아가려던 철부지 소년같은 제시와 지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한 프랑스 소년 제시는 서로 상반된 분위기를 풍기지만 하룻밤의 동행에서 서로가 가지고 잇는 사랑과 실연의 아픔,결혼과 인생의 의미, 죽음 등에 대해 진지한 얘기를 나누며, 젊은이 다운 열정과 순수함으로 풋풋한 사랑에 빠지는데 너무 달달하고 있는 그대로의 사랑이 묻어져 나오는 것 같아 영화를 보는 내내 행복했다.

 

사실 비포 선라이즈는 이번까지 합해서 세번이나 봤다. 잊을만하면 다시 생각나는 장면 하나하나가 주마등처럼 휙-지나가면 어찌나 생각나던지..참 매력있는 영화다.

 

특히 셀린느와 제시가 레코드 상점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서로의 눈치를 살피면서 쑥스러워하던 장면이랑 레스토랑에서 친구에게 전화거는 놀이를 하면서 진실을 고백하는 장면이 제시와 셀린느의 나이대에 할 수 있는 풋풋함이 너무나도 잘 느껴져 좋았다.

 

이 영화는 대사 하나하나가 참 좋다. 적어봐야지..ㅎㅎ

 

-"누군가에게 차였을 때 제일 못 견디는 게 뭔지 알아? 내가 찬 여자들을 생각 안 하듯, 날 찬 여자도 날 생각 안 할 거라는 걸 깨닫는 순간이야. 날 찬 여자도 슬퍼할 거라고 생각하고 싶지. 하지만 현실은 안 그래. '아,차고 나니 속 시원하네'이런다고."

-"우리 시간의 주인이 된 것 같아. 우리들만의 우주 같아. 난 네 꿈속에, 넌 내 꿈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야."

-"이 세상에 신(神)이 있다면 그 신은 너와 나나,우리 안에 존재하느 것이 아니라 우리 사이에 존재한다고 믿어. 신비한 마술이 있다면 그건 상대를 이해하고 함께 나누려는 시도 안에 존재할 거샹. 그 시도가 성공하는 일이 거의 없지만.. 대답은 그 시도 안에 존재할 거야."

-"왜 사람들은 관계가 영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난 사랑이라는 것을 혼자가 되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탈출구라 생각해. 사랑이 이타적이라는 말은 엉터리야. 사랑만큼 이기적인 것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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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2013)

Nobody’s daughter Haewon 
7
감독
홍상수
출연
정은채, 이선균, 김자옥, 기주봉, 김의성
정보
드라마 | 한국 | 90 분 | 2013-02-28

 

정말 '홍상수'감독만 그릴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 영화다. 일상의 모습 그대로를 그리기로 유명한 홍상수 감독. 콘디나 대사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아닌 촬영장소에서 즉석으로 짜고 수정도 배우들을 보면서 한다는 홍상수 감독만의 스타일이 물씬 느껴지는 영화다.

 

여태껏 내가 봐왔던 영화중에 제일 담백하면서도 덤덤한 그런 영화. 제아무리 영화가 덤덤해도 클라이막스가 있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계~속 덤덤.그 자체이다. 웃긴 건 소재이다. 유부남과의 연애. 불륜. 이 영화가 청소년 관람 불가인 듯이 소재 자체는 얼마든지 관객을 확 휘어잡을 수 있는 소재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청소년 관람 불가인 이유는 이 영화가 야하거나 그래서가 아닌 그냥 어짜피 청소년들이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이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늘 여자들의 환심을 사로잡기 위해 하는 말.'너 너무 예뻐,예쁘다,정말이야''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등등. 배우 이선균은 어쩜 그렇게 찌질한 남자주인공의 캐릭터를 잘 살려내는지. 영화 속 스크린에 들어가서 볼을 확 꼬집어버리고 싶을만큼 현실적이었다. 엄마도 떠나고 연인도 떠나고 외로움 속에서 계속해서 잠에 들고 꿈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을 꿈꾸는 은채. 한편으로는 참 안쓰러웠다.

 

개인적으로 홍상수 감독의 작품은 손이 잘 안간다. 재미없기 때문이 아닐까. 나도 역시 자극적인 상업영화에 길들여져서 인가보다. 하지만 한 번 보고나면 왜 이 감독이 계속해서 조명을 받는지 알것도 같다. 우리의 모습과 너무 닮은 모습을 잘 닮아내니까. 그리고 내가 보기엔 참 한국적인 모습을 이쁘게 잘 담아내는 것 같은데 그 모습 하나하나가 은근히 중독성을 가지니까. 하지만 이 감독이 '술'이라는 걸 너무 신봉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ㅎㅎ 개인 차이니 이건 그냥 내 생각일 뿐이다.

 

어쨌든 영화를 통해 현실에서 벗어나고프다 하는 사람은 절대 이 영화를 보면 안된다. 우리 일상을 더 찌질하게 표현하곤 하니까. 하지만 나와 같은 혹은 나보다 더한 인간도 있구나라는 걸 보고싶다면 이 영화아니여도 다른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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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룡뇽:D 2015. 3. 31. 12:52

 

 


안토니아스 라인 (2009)

Antonia's Line 
7.8
감독
마를린 호리스
출연
빌레케 반 아멜루이, 엘스 도터먼즈, 도라 반 더 그로엔, 얀 데클레르, 엘시 드 브라우
정보
드라마 | 네덜란드, 벨기에, 영국 | 100 분 | 2009-04-23

 

"Antonia`s Line"

 이 영화 또한 페미니즘 영화이다. 하지만 같은 페미니즘 영화이더라도 전에 봤던 피아노와는 느낌이 사뭇 다른 페미니즘 영화였다. 음 좀 더 방법론적으로 접근했다랄까..피아노의 경우 여성을 자신의 자아를 찾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도록 자아추구 활동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그런 메세지를 던지지만 주변 환경에 대해 뚜렷이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선 뚜렷이 보여지지 않는다. 반면 안토니아의 딸들의 경우 정말 다른 개성을 지닌 여성들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지를 보여줘서인지 참 인상깊었다.

 

 자칫하면 영화 전개가 이상하게 흘렀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았다. 안토니아의 딸들의 경우 2세,3세,4세,5세대까지 걸쳐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안토니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는 동성애도,매춘부도,목회자를 벗어난 남자도,늑대울음소리를 내는 여자도 등등 다 이해가능한 존재들이다. 전혀 불가능할 것만 같은 커플이 부부가 되고 평생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 한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죽어가는 모습 등등 여러가지 이해 못할 것을 "이해 못할 것 없다는 식"으로 풀어낸 영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푹 빠져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감정(슬픔,분노,즐거움,환희 등)도 너무 잘 표현해주어서 인지 뭐랄까..이 영화는 그냥 감독이 막 생각나는대로 제작했는데 음.. 스토리가 탄탄하게 잘 만들어져서,,음 나도 그 스토리를 따라가다보면 이게 꼭 페미니즘 영화라는데 갇혀 생각할 필요없이 그냥 한 번쯤 꼭 보면 좋을 것 같은 영화다. 짱짱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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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2014)

The Piano 
8.8
감독
제인 캠피온
출연
홀리 헌터, 하비 키이텔, 샘 닐, 안나 파킨, 케리 워커
정보
로맨스/멜로 | 오스트레일리아, 프랑스, 뉴질랜드 | 121 분 | 2014-12-04

 

이 영화는 두 번째 보는 영화이다. 홀리 헌터의 신들린 연기와 제인 캠피온의 페미니즘적 성향을 띤 영화는 페미니즘을 정말 거부감없이 아름답게 잘 표현했다. 역시 영화는 처음 볼 때랑 두번째 볼 때,세번째 볼 때마다 다른 것 같다. 두번째 볼 때는 시대적 배경 그리고 각 인물간의 관계를 통해 감독이 무엇을 표현하고자 한 것인지 등이 잘 보여 더 재밌게 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스튜어트라는 인물은 참 불쌍하다. 처음에 에이다를 보고선 '아..당신은 작군요'라고 할 때 뭐지 저인간..--;;이랬다. 하지만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배경상 이런 대사는 스튜어트에게 당연할 수도 있다. 스튜어트는 이 영화에서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모습을 보이는 인물이다. 여성을 소유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땅을 사고 파는 데 셈이 빠르고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감성보다는 이성이 앞선 사람이니 에이다와 맞지 않았을 뿐. 오히려 에이다에게 더 큰 상처를 줄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너(?!)(베인스와의 관계를 목격했을 대 내칠 수도 있었지만 참고 다시 관계를 잘 해보려 했던 것, 에이다가 마음을 열어줄 때까지 참고 기다려준 점,에이다의 마음을 읽고 떠나보내준 점, 등등)를 끝까지 지키는 모습이 그래도 참 괜찮은 사람인데 불쌍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베인스는 어떨까? 그는 스튜어트와 마찬가지로 영국인이었지만 참 달랐다. 마오리족과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자신의 영국하녀들과 하인들을 모두 불러 생활을 했던 스튜어트와는 달리 베인스는 마오리족과 같이 살고 자신의 얼굴에 마오리족 문신을 새길만큼 친근하게 다가갔다. 에이다의 피아노를 거대한 땅 마지기와 바꾼 것처럼 그리 땅을 사고 파는데 흥미는 없어 보이는 감성이 앞서는 사람이었고 에이다가 피아노에 대해 갖는 애착을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참 예민하고 고독하면서도 애정에 고팠던 에이다라는 인물은 자아가 굉장히 강한 사람 같았다. 자신이 '선택'을 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찾아가는 사람으로 굉장히 멋졌다. 마지막 부분에서 피아노를 버리고 자신을 한 번 죽이고 다시 살아나는 그런 과정을 통해 에이다가 자아를 회복했는데 이 과정 또한 그녀는 자신이 직접 선택했다. 언어를 잃고 피아노를 치는 한 여자에서 언어를 찾고 한 남자를 좋아하는 한 여자로 변하기까지의 에이다 모습을 홀리 헌터는 영화 속에서 잘 녹여준 것 같았다.

 

 

 

이 장면은 아마 이 영화의 많은 아름다운 씬들 중에서도 단연코 가장 유명한 씬이 아닐까 싶다. 에이다의 어린 딸 플로라가 바닷가에서 에이다의 반주에 맞추어 춤을 추는데 그 선이 굉장히 곱고 아이의 천진난만한 모습과 순수한 모습이 잘 보여진다. 똘망똘망하게 말을 하던 플로라. 때론 엄마인 에이다의 말을 전해주는 매개체의 역할도 하지만 스튜어트와 베인스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모습까지 어린아이지만 너무 연기를 잘해주어 놀랐다.

 

 

항상 여성은 영화에서 '아름답고''이쁜' 일종의 상품화된 모습이 굉장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에이다가 여성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그 과정에서 감성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모습 하나하나가 참 아름다웠다. 여러모로 참 잔잔하면서도 여운깊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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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룡뇽:D 2015. 3. 17. 13:39

 

 


카이로의 붉은 장미

The Purple Rose Of Cairo 
8.4
감독
우디 앨런
출연
미아 패로우, 제프 다니엘스, 대니 아이엘로, 어빙 메츠먼, 스테파니 패로우
정보
코미디, 로맨스/멜로 | 미국 | 82 분 | -

 

옛날에 이천희를 되게되게 좋아했다. 그래서 패떴에서처럼 나도 이천희랑 한번 저렇게 밥도 짓고 놀아보고 싶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만약에만약에..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스크린 밖으로 나와서 나에게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고백하면 꺄아~>,< 완전 좋겠다..ㅋㅋㅋㅋㅋㅋ 이게 카이로의 붉은 장미이다.

 

영화 이야기 하기 전에 사람들은 항상 이 영화의 감독인 우디 앨런 이야기부터 하곤 한다. 우디 앨런은 할리우드 영화계의 큰 손으로 영화계에서 완전 거장이다. 코미디와 비극에 강한 사람으로 세계관이 조금 특이한 것 같고 또 흥미로운 점은 영화 속 여주인공 쎄실리아를 맡은 미아 패로우의 전남편이기도 했고 우디 앨런은 여러번 결혼한 경력도 있는 음..여자 관계가 꽤 복잡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다소 충격적인 점은 우디앨런이 미아패로우와 결혼했을 때 미아패로우의 입양딸이었던 한국계 순이와 은밀한 관계를 지속했고 그 결과 지금은 순이와 결혼해서 지금도 같이 살고 있다는 점이다..

 

쨌든, 이 영화를 통해 우디 앨런은 우리가 왜 영화를 보는지? 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다. 허구인 걸 알면서도 돈을 내고 스크린 앞에서 팝콘을 먹으며 약간의 환각상태에 빠지는 우리는 왜 매번 이렇게 영화를 보는가? 영화 속 쎄실리아는 대공황을 맞이한 사회에서 여러가지 잡일을 하고 남편의 폭력과 놀음 등등 여러가지로 불행하지만 그녀의 유일한 낙은 '영화를 보는 것'이었다. 이렇게 우디 앨런은 관객들에게 '현실VS이상'에 대해 끊임없이 물음을 제기했고 영화를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계속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보는 내내 쎄실리아라는 여주가 굉장히 이상적인 걸 바라는 그런 인물 같았다. 너무 이상적이고 허상에 사로잡혀서 현실에서 소소한 재미를 찾기보다는 좀 너무 많은 걸 바란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그녀가 예술가적 기질이 있고 낭만적이다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내 생각은 이랬다는 것이다.

 

인간은 현실에 살지만 항상 가상을 꿈꾸고 그곳으로부터 위로를 받지만 결국엔 현실로 돌아와야 하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당연한 이야기로 허탈감과 함께 위로를 해주고

그래도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인간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위로를 해주는

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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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룡뇽:D 2015. 3. 16. 12:32

 

 


국제시장 (2014)

Ode to My Father 
7.1
감독
윤제균
출연
황정민, 김윤진, 오달수, 정진영, 장영남
정보
드라마 | 한국 | 126 분 | 2014-12-17

 

설날에 봤던 엄마랑 같이 봤던 영화다. 사람들이 하도 '국제시장'은 봐야하는 영화라고 해서 봤는데 음..뭐랄까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시간 흐름에 따라 쭉 녹아낸 영화였다. 지금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인 우리나라가 스크린에 비춰지니 나는 마냥 '옛날'로만 느껴지는데 영화를 같이 본 엄마는 마냥 '옛날'이 아니라며 정말 불과 몇십년밖에 지나지 않은 이야기라며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시는 것 같았다.

 

6`25전쟁부터 베트남 파병,서독 광부와 간호사 파견,월남전쟁 등을 한 덕수 부부는 모두 겪었고 그 인물 자체가 한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베트남 파병갔다가 온 사람이 월남전쟁에 또다시 가지는 않을 것 같지만 영화상 한국사를 쭉 보여주려다 보니 이부분은 약간 억지연결 같기도 했지만 아무튼.. 당장에 우리 70대 80대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이런 나날을 겪었다고 생각하니까 참 많이 힘드셨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그와 동시에 감사했고, 그동안 내가 할머니,할아버지들에게 잘해드렸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가족이 헤어지고 굶주리고 억세게 살아가야 했던 많은 아픔들이 그 분들 안에 녹아져있었기에 한분한분 잘 어루만져줘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도 이 영화에서 참 마음에 드는 점은 그렇게 힘든 상황 속에서도 서로 웃고 일상 속에서의 소소한 재미는 있었다는 거 그런점을 스크린에 담아줬다는 점이다.

 

놀라운 점은 흥남철수 장면도 그렇고, 애국가가 울리면 하던 일을 멈추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던 장면 등등 여러장면이 실제 모습과 거의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제일 의이했던 장면은 바로 이산가족 장면인데 왜 의아했냐면 스크린 속 방송에서 '부산-서울'을 연결했기 때문이다. 왜 남한끼리 연결하지? 이산가족이면 북한이랑 우리나라랑 연결하는 게 맞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며 엄마한테 여쭤보니까 그 당시엔 같은 남한에 있어도 서로 살아있는지 어디서 무얼 하는지도 몰랐기에 저랬던 것이라고, 그 때 저 이산가족 방송은 짧게 기획된 것이었는데 다들 난리가 나서 하루종일 방송하곤 했다고 하셨다. 그 때 정말로 막 해외로 입양된 사람한테도 연락오고 서로가 난리가 아니였다고 한다. 같은 남한에 있어도 서로의 소식도 모를 수 있다라는 걸 난 생각도 못했는데..아..그럴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이 되었다.

 

여러모로 마음 찡~하게 따뜻했던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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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룡뇽:D 2015. 3. 1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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