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타임리프 소설이라는 것에 이끌려서 읽었다. 워낙 마법이나 초능력 같은 SF적 소재들을 좋아해서;; 간략히 말해보자면 이 소설은 내가 좋아하는 소재인 첫사랑,타임리프,부적,운명,미스테리 등등의 요소는 다 등장하지만 그 연결고리가 다소 억지스러운 느낌이 있어서 읽은 뒤 상당히 찜찜했다. 내가 이해를 잘 못했나 싶어 다시 읽어보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북리뷰도 살펴봤는데 다른사람들도 그렇게 느꼈다는 평이 있는걸로 보아 내가 잘못읽은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다.

>>영화가 끝나고 희미한 실내등이 켜짐과 동시에 엔딩 크레딧이 유유히 올라갈 때 사람들은 영화가 끝났음을 알지만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한동안 영화의 여운에 젖어든다. 그러나 엔딩 크레딧마저 끝나고 실내등이 환하게 밝아지면 스크린에 더 이상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고 우리는 이제 영화관에서 서둘러 나가야 된다는 생각만 들 뿐이다. 텅 빈 객석과 군데군데 버려진 쓰레기들은 이제 현실로 돌아가야 되는 시간이 왔음을 알리는 주황색 점멸 신호등이다.

세은이와의 마지막 통화는 꼭 그런 느낌이었다. 짧은 통화가 끝나자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 회색 스크린을 보는 것 같았다. 이제 그녀와는 더 이상만나지 못할 것이라 확신했고 그러자 등골이 서늘한 공포를 느꼈다.

이 부분이다. 꼭 연인이 아니더라도 살다보면 인연의 끈을 놓아야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다랄까 그 심정을 나름 영화관 크레딧 올라갈때의 모습을 통해 잘 보여주는 것같아 마음에 들었다. 아무튼 타임리프 소설인만큼 소설의 몰입도나 흥미도는 대단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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