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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3.31 Movie review)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정말 '홍상수'감독만 그릴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 영화다. 일상의 모습 그대로를 그리기로 유명한 홍상수 감독. 콘디나 대사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아닌 촬영장소에서 즉석으로 짜고 수정도 배우들을 보면서 한다는 홍상수 감독만의 스타일이 물씬 느껴지는 영화다.
여태껏 내가 봐왔던 영화중에 제일 담백하면서도 덤덤한 그런 영화. 제아무리 영화가 덤덤해도 클라이막스가 있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계~속 덤덤.그 자체이다. 웃긴 건 소재이다. 유부남과의 연애. 불륜. 이 영화가 청소년 관람 불가인 듯이 소재 자체는 얼마든지 관객을 확 휘어잡을 수 있는 소재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청소년 관람 불가인 이유는 이 영화가 야하거나 그래서가 아닌 그냥 어짜피 청소년들이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이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늘 여자들의 환심을 사로잡기 위해 하는 말.'너 너무 예뻐,예쁘다,정말이야''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등등. 배우 이선균은 어쩜 그렇게 찌질한 남자주인공의 캐릭터를 잘 살려내는지. 영화 속 스크린에 들어가서 볼을 확 꼬집어버리고 싶을만큼 현실적이었다. 엄마도 떠나고 연인도 떠나고 외로움 속에서 계속해서 잠에 들고 꿈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을 꿈꾸는 은채. 한편으로는 참 안쓰러웠다.
개인적으로 홍상수 감독의 작품은 손이 잘 안간다. 재미없기 때문이 아닐까. 나도 역시 자극적인 상업영화에 길들여져서 인가보다. 하지만 한 번 보고나면 왜 이 감독이 계속해서 조명을 받는지 알것도 같다. 우리의 모습과 너무 닮은 모습을 잘 닮아내니까. 그리고 내가 보기엔 참 한국적인 모습을 이쁘게 잘 담아내는 것 같은데 그 모습 하나하나가 은근히 중독성을 가지니까. 하지만 이 감독이 '술'이라는 걸 너무 신봉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ㅎㅎ 개인 차이니 이건 그냥 내 생각일 뿐이다.
어쨌든 영화를 통해 현실에서 벗어나고프다 하는 사람은 절대 이 영화를 보면 안된다. 우리 일상을 더 찌질하게 표현하곤 하니까. 하지만 나와 같은 혹은 나보다 더한 인간도 있구나라는 걸 보고싶다면 이 영화아니여도 다른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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